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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양「일월산-기도원」조사

중앙일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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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합 07면

【영덕】경북 영양군 청기면 점동산118 해발1전2백m의 일월산에 자리잡고있는 일월산기도원(원장 추병길·34)에서 신앙을 미끼로 신도들을 속여 전 재산을 바치게 하고 노동을 시키며 여신도들을 농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. 5일 대구지검 영덕 지청장 김두수 검사는 일월산기도원 원장 추씨와 재생원장 이복임 여인(60) 서무부장 전윤갑(33) 및 환자지도부장 하상수(27)씨 등 4명을 사기·폭력·임산물 단속법위반 및 국유 재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 기도원교주(일명 고문) 김성복씨(37)를 위계에 의한 간음혐의로 전국에 수배했다.
교주 김씨는 지난66년8월 이곳에 기도원을 세우고 『세상은 말세인데 이기도원에 들어와야 영생을 누린다』고 주민들을 현혹, 전 재산을 팔아 입산케 해 지금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남녀신도는 5백 명에 이른 때도 있었으며 성금만도 7백만 원 정도다.
교주 김씨는 『영생을 얻으려면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』고 속여 17∼45세까지의 여신도 20여명의 몸까지 유린해왔음이 피해자들의 호소로 밝혀졌다.
또 재생원(환자수용소)에선 병을 고친다고 주로 정신병환자 10여명을 몽둥이로 때려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는 것이다. 병을 고친다고 이곳에 온 환자들 가운데 10여명이나 죽었다는데 이들의 개별적인 사인은 병사와 영양실조 등 가지가지여서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.
이 기도원은 일월산정상일대 3천여 평에 자리잡고있는데 6년간 건축 및 화목용으로 10만여 재의 10∼30년 생 참나무·소나무 등을 도벌하기도 했다.
신도들은 하루 1인당 3∼5홉씩 보리쌀 배급밖에 받지 못하고 이것 마저 없으면 금식을 시켜 모두 영양실조에 걸려있으며 대부분이 삶은 무우와 도토리로 연명하고있는 실정이다.
현재 이 기도원에 수사의 손이 뻗치자 교주는 도망쳐버리고 신도들도 먹을 것이 없어 뿔뿔이 흩어지고 7가구만이 오갈데 없이 남아있다.
이들 중 부모가 떠나버린 이중순양(11) 등 10여명의 어린이들은 아사직전에 놓여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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